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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혁한방] 재외동포청이 아니라 “세계한인청”을 제안하며

                                                

(가칭) 재외동포청(처)의 신설이 구체화되고 있다. 오랜 숙원과제였던 만큼 하루라도 빨리 만들어져야한다. 


그동안 우리 재외동포들은 중국과 일본을 제외하고는, 미주-유럽-아시아-중동-아프리카-대양주-중남미 등 대륙별로 한인회총연합회와 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 한인회체육회총연합회 등을 통해 거주국과 거주대륙에서의 상호교류와 유대를 강화해왔다.


또한 해마다 세계한인회장대회와 세계한상대회 등을 통해 모국과 전 세계 한인단체들과의 유대와 교류협력을 진행해오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중요한 부분이 있다. 전 세계 한인단체들이 각 거주국과 거주대륙의 이름을 앞에 내세우지만, 재외동포라는 용어는 세계 어디에서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미주한인회총연합회나 유럽한인회총연합회는 있지만 미주재외동포연합이나 유럽재외동포연합이라는 단체명은 없다. 마찬가지로 세계한인회장대회나 세계한상대회, 세계한인언론인대회, 세계한인체육대회는 있지만 세계재외동포대회나 세계재외동포상공인대회, 세계재외동포언론인대회, 세계재외동포체육대회는 없다.  


재외동포라는 용어는 모국을 떠나있는 느낌과 함께 짠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정감은 있지만 지극히 국내위주의 명칭이다. 그냥 내부적으로 우리끼리 부르는 호칭일 뿐이다. 물론 동포라는 이름도 그동안 교포, 교민 등으로 불려왔지만...  

 

호칭과 호칭표기의 객관화가 필요하다. 옛날처럼 막연히 우리 집 앞산, 뒷산이라고 부르면 객관적으로는 이름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지구촌이나 세계화의 개념이 없던 시절과는 달라져야 한다.  


우리끼리만 아는 정서적 개념인 ‘재외동포’라는 주관적 용어보다, 객관적이고 고유명사적인 '세계한인'이라는 표현과 표기가 더 보편적이고 타당하다. 


동포들이 가장 많이 진출해있고 동포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 등 영어권에서 '한인'이라는 용어가 보편화되어있음은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정부가 10월 5일을 '재외동포의 날'이 아니라 '세계한인의 날'이라 명칭을 정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당위성을 더 해준다.  


재외동포청(처)설립이 한시가 급한 시점에서 기관명 때문에 공연히 혼선을 줄 의도는 전혀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 


투트랙으로 가야한다. 동포전담기구를 만드는 것은 하루라도 빨리 만들되, 그 설립취지와 가치, 추진방향을 가장 잘 담고 표현할 수 있는 명칭 선정에도 건설적이고 창의적인 방향에서 되짚어봐야 한다는 충정일 뿐이다. 


2세-3세 등 미래 세대들은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거주국이 심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더 가깝고 편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세계한인’이란 호칭이 거주국 한인으로서의 동질감과 자부심 제고에 훨씬 합리적이고 대중적이지 않을까? 


끝으로 한 마디 덧붙인다면 그러한 ‘세계한인’이라는 거대한 미래가치와 자산, 규모를 담기엔 ‘청’이라는 정부의 그릇이 너무 작다는 미련을 지울 수가 없다. 기왕하는 것 ‘세계한인처’로의 진취적이고 담대한 발상의 전환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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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1-18 17: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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